'3.1'절 앞두고도 "벚꽃은 못참지"…日여행 '완판' 시끌 [이슈+]

입력 2024-02-26 19:58  



"친구가 3·1절(삼일절)에 일본 여행 간다고 하면 어떠세요?"

3·1절 연휴를 앞두고 일본행 항공권이 일찌감치 마감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나온 반응 중 하나다. 이를 두고 일부는 "개인의 자유"라는 의견을 냈지만, "굳이 3·1절에 일본에 가야 하나", "3·1절은 그냥 빨간 날일 뿐인가", "생각이 있다면 다녀와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랑이라도 안 했으면 좋겠다" 등 날 선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올해 3·1절 연휴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간 이어진다.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비행시간이 길지 않아 근거리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일본은 최대 관심 여행지다. 실제 항공업계에 따르면 3·1절 당일 일본행 항공편은 대부분 만석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지난 21일 기준 내달 1∼3일 인천발 국제선 노선 가운데 일본 마쓰야마행 노선의 예약률이 90% 후반대의 예약률을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이 항공사 전체 일본 노선(왕복) 평균 예약률도 80% 후반에 달했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의 일본행 항공권 예약률은 85% 수준으로, 3·1절 당일만 보면 티웨이항공의 일본행 노선 평균 예약률은 94%다.

이스타항공의 전체 일본 노선(왕복) 예약률은 평균 90∼95%였고, 진에어의 전체 국제선 예약률 1위는 일본행(인천∼후쿠오카) 노선이었다. 대한항공도 일본행 주요 노선 예약률이 90% 이상이며, 인천∼도쿄 등 인기 노선은 만석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예약률 상위 3개 노선은 인천∼삿포로, 인천∼후쿠오카, 김포∼오사카로 모두 일본행이었고, 예약률은 모두 90%를 웃돌고 있었다.


일본 여행과 관련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기간 여행 수요가 몰려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토로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3월 1일 일본행 항공표를 끊었는데,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서 꼭 가고 싶었던 관광지를 못 갈 것 같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뒤늦게 3월 1일부터 3일까지 황금연휴 동안 후쿠오카 여행을 계획했는데, 비행기가 없다"며 "패키지라도 어디 구할 곳이 없는 것이냐"고 푸념했다.

이 기간 일본 벚꽃축제를 즐기려다 실패한 이도 있었다. 김모 씨(26)는 "지난해 12월에 도쿄에 다녀왔는데 너무 좋아서 이번 연휴에 짧게나마 다녀오려 했다"면서 "하지만 여러 앱을 둘러봐도 16시간 돌아서 가야만 하는 외항사의 경유 노선만 남아있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벚꽃이 개화하는 4월은 사람들이 몰릴 것 같아서 3월 초에 가려고 한 건데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한국인들이 많은 거 같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말대로 현재 일본 일부 지역은 '이른 벚꽃 구경 명소'로 불리며 한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 일부 여행사들은 시즈오카현 가와즈, 아타미, 미우라카이간 등 지역 상품을 소개하며 '이른 벚꽃 명소, 3·1절에 떠나자' 등 문구를 내걸고 홍보했다. 또 "일본에서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리는 벚꽃 명소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3·1절 여행지로 추천한다"라고도 소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더 이상 3·1절이라고 해서 일본 여행을 꺼리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엔화 약세로 여행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연휴가 짧아 장거리 여행 부담이 커지면서 일본을 여행지로 택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기간 일본 여행 이벤트를 내걸었다가 뭇매를 맞은 사례도 있었다. 지난달 26일 프로야구 구단 한화이글스는 일본 오키나와 항공권과 숙박권을 제공한다며 "현지 관광 및 연습경기 참관 등 내 맘대로 일정을 계획할 수 있는 개별 자유여행"이라고 소개했다. 출국은 3·1절 당일, 귀국은 3월 4일이었다. 일정 공개 후 비난 여론이 일자, 구단 측은 결국 공식 SNS 계정에서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고 이벤트를 취소했다.

3·1절을 단순히 '쉬는 날'이 아닌 본연의 의미를 생각하고, 목적에 맞게 의식을 행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3·1절은 광복절과 함께 독립운동을 되새길 수 있는 중요한 날"이라며 "태극기 게양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행하는 점검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고, 내년에 광복 80주년을 맞는데 그런 기념일만이라도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되새겨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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